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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선물
제주가 고향인 남편 김의선은 제주가 고향인 부인 양윤실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 두 가지 약속을 했었다. 하나는 예쁜 비석을 세워주는 것, 하나는 아내와 함께 다녔던 행적을 따라 다시 홀로 여행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내가 죽고 나니 무언가 부족한 것 같아 세 번째 선물을 남기는데, 그것이 바로 아내와의 날들을 기록한 부부의 일대기이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연애, 결혼, 출산, 여행, 6년 간에 걸친 암 투병기, 마지막 아내를 보내기까지, 아내와의 모든 추억을 실오라기 하나라도 놓치고 싶어 하지 않으며, 이 책을 통하여 아내의 부활을 꿈꾸었던 저자(남편)의 마음이 느껴져 숙연해진다. 세 번째 선물글쓴이 김의선출판사 지식과 감성
2025.03.16 -
큰 교회는 모르는 주기도문
중고등학교 때 교회에 나간 적이 있었는데 나름 신앙을 접하려고 애써봤지만, 예배당엔 예수가 없고 예수를 빙자한 사기꾼만 있다는 느낌이 들어 그 뒤로 교회에 가지 않았다. 오늘날 한국교회, 특히 규모가 큰 교회는 위선과 부의 축적으로 얼룩져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오죽하면 개독교라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이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고, 글쓴이의 정보는 거의 없다. 신학전공자도 아니고 목회자도 아닌, 그냥 성경에 관심 있는 일반 평신도라 한다. 큰 교회를 대기업에, 작은 교회를 중소기업에 빗대고, 하나님과 예수를 천국 수표인 양 내세워 돈벌이 삼는 수단에 독설을 가한다. 만약 하나님을 생명의 존재로 인식한다면, 아버지와 아들의 비유처럼 인간의 DNA에 하나님의 의와 뜻과 성품이 새겨져 있다는 전제로 주기도문을 해..
2025.03.16 -
이방인
내가 생각하는 이방인의 키워드는 무기력한 청년, 권총, 태양, 살인, 사형선고이다. 어머니의 장례식 때 눈물을 보이지 않았던 뫼르소는 과연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았을까? 자기 친구를 괴롭히는 아랍인을 충동적으로 살인한 그는 악마였을까? 그러나 글을 읽으면 뫼르소가 오히려 반대의 성향을 가진, 거대한 세상의 폭풍우에 찢겨나간 연약한 민들레꽃 같은 사람임을 알게 되는 단서가 종종 눈에 뜨인다. 장례식 때 울지 않았다고 가슴이 마른 냉혈한이라는 소리를 듣고, 태양 때문에 살인을 했다는 주관적인 진술로 사형선고를 언도받는 뫼르소, 이 모든 것이 뫼르소의 삶과 관계없이 인간들이 세운 법칙에 따라 판단되고 조종되는 삶의 부조리! 25년이 지난 뒤에 읽어도 전율이 흐른다. 이방인글쓴이 알베르 카뮈출판사 더클래식
2025.03.15 -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
저자 강형욱은 건강한 보호자가 건강한 행동을 하는 개를 키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나는 고민이 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건강한가? 절대 건강하지 못하며 심하게는, 꼬이고 비틀려있는 부분이 많다고 판단하는 것은 나만의 착각인가? 그런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나는 과연 건강한 사람인가? 내가 개를 키워서는 안 되는 이유를 확실히 알게 되어 씁쓸하기만 하다. 이 책은 특히, 인간의 문제를 힘의 논리에 따라 복종과 서열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믿는 인간들이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인간이 개와 어떻게 어울려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강형욱의 균형 잡힌 시각이, 제대로 된 세상에 대한 가능성을 엿본 것 같아 참 맘에 든다.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글쓴이 강형욱출판사 동아일보사
2025.03.15 -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바툼낭 전자도서관의 전자책을 읽고 짧은 후기를 남겨볼까 합니다.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짧은 일기체를 썼으니 양해 바라며,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과 견해임을 밝힙니다.70을 넘긴 여성학자의 '잘못된 아이는 없다. 다만 잘못된 부모만이 있을 뿐!'이라는 일침이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에게 많은 생각과 반성의 여지를 남기게 될 것 같다.개인적으로 이 책에서의 수확은 아이를 평생 손님으로 생각하며 대하라는 조언이다. 주인이 손님이 머물 때 기본적인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하면서 간섭하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예의를 지킬 때, 결국 손님은 주인을 믿고 편안해하며 언제든 다시 찾아온다는 이야기다.참 보약 같은 조언으로 새겨진다. 인간이 태어나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누구나 이 세상, 한가정의 귀한 ..
2025.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