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염소나타
중고등학교 시절 국어 시간에, 한국 단편 문학의 백미로 빠지지 않았던 김동인의 를 나이 들어 읽어보니 착잡한 마음이 든다. 주인공 백성수는 천재 음악가의 사생아로 홀어머니와 찢어지게 가난한 삶을 살며 성장하다가, 어머니가 병에 걸려 죽어가자 어머니를 살리려고 백방으로 애쓰지만, 모든 이웃으로부터 거절당하고 충동적으로 돈을 훔치다 붙잡힌다. 백성수가 감옥에 갇혀 형을 사는 동안, 어머니는 병든 몸으로 기어나와 아들을 찾아 헤매다 길거리에서 돌아가시는데... 여기까지의 이야기만 봐도 그가 겪은 고통이 얼마나 처절했음을 알 수 있으며, 재능있는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제정신으로 살기는 힘들 것 같다. 인간의 행복을 전제로 하지 않은 재능과 예술가의 삶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백성수와 어머니가 밥을 굶지 않을 정도..
2025.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