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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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미학
죽음을 주제로 선택한 소설 중에서, 이문열 작가가 추천하는 세계 명작 모음집으로, 그가 젊고 순수했던 문학인이었을 때 심취했던 문학 세계와 방대한 독서량을 맘껏 엿볼 수 있다. 이 소설집은 개정판인데 나는 오래전에 구판을 읽었었고, 여기에 새로운 소설들이 첨가되었다. 톨스토이, 마르셀 프루스트, 헤르만 헤세,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은 너무나 유명한 작가들이라 오랜만에 읽은 작품들도 그리 큰 감회는 없었다. 그러나 미국 작가들... 잭 런던, 셔우드 앤더슨은 다시 읽어도 심장의 박동이 빨라진다. 스티븐 크레인의 발견은 큰 수확이었다. 이 세 작가는 열악한 환경으로 인하여 정규 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학교에서 뛰쳐나와 독학으로 문학 수업을 했으며, 미국 내에서는 사회주의 성향을 띤 작가로 자리매김했다는 공통점..
2025.04.04 -
어떻게들 살고 계십니까?
이 책을 추천하기 전 망설임이 있었다. 자살한 사람들의 유가족이 쓴 수기모음집이라 너무나 마음이 고통스러웠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현재 oecd 국가 중, 성장률 최상위를 기록하며 높은 교육열을 자랑하고 서점가는 자기 계발서 열풍으로 들끓고 있는데, 국민들이 느끼는 (특히 청소년들이 느끼는) 행복지수는 최하위, 자살률 1위라는 통계가 입증하듯, 대한민국에서 산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힘든 일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중앙자살예방센터에서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자살자들의 유가족 수기를 공모하여 엮어낸 책이라는데, 왕따의 후유증과 우울증으로 인한 청소년의 자살, 생활고로 인한 가장의 자살… 사연은 제각각이지만, 하나같이 남의 일이 아니라 내일처럼 느껴졌다. 언젠가 나와 가난한 내 가족들이..
2025.03.18 -
이반 일리치의 죽음
톨스토이, 그만큼 삶과 죽음에 대한 문제를 심각하게 고찰해 낸 작가가 있었을까? 비교적 안정되고 성실한 삶을 살았던 이반 일리치는 병마와 싸우며 죽음을 앞두기 전, 자신의 삶이 크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주 어린 시절을 제외하고는, 자신의 인생을 마음 가는 진실대로 살지 못했다는 것, 너무나 타성에 젖어 삶을 통제하였으며 열린 세계를 외면했다는 사실이 뼈저리게 후회됐던 것이다, 이반의 죽음을 타성에 젖은 가족과 동료들은 형식적으로 맞이할 뿐, 오직 그를 인간적으로 따뜻하게 대했던 하인 게라심과 막내아들의 눈물 앞에서 그는 한줄기 희망을 보고 숨져간다. 나는 한해 전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의 죽음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아버지는 죽음을 목전에 두고, 아버지가 살고 싶은 방식대로 살아오지 못한 ..
2025.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