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
은 이태준이 등단한 1925년 부터 1935년에 발표한 까지 모두 36편을 수록한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한국 문단이 이태준을 언어의 미학자, 한국의 모파상, 이런 수식어를 붙이며 높이 평가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특히 한국문학사에서 근대 단편소설의 완성자로 평가받는 이유는, 1930년대 한국 근대문학이 활짝 꽃을 피운 절정기에 왕성한 활동을 하며 당대 최고의 작가로 군림했었고, 해방 후 월북을 선택했기에 그의 나머지 삶의 궤적을 알 수 없다는 안타까움이 그를 더 소환케 만들지 않았나 하며, 친일계몽주의나 민족주의가 양분되는 시점에서 그의 작품의 서정성이 남달랐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여기에 실린 단편들은 그가 한창 줏가를 올리던 시기에 저널리즘과 타협하지 않은 순수한, 그냥 쓰고 싶어서 쓴 작품들의..
2025.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