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일곱 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
저자 이옥남 할머니는 1922년 강원도 양양에서 태어나셨다. 지금 살아 계시면 102세가 되는데, 살아 계시는지에 대한 여부는 알 수가 없다. 할머니는 60세가 넘어서야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는데, 일기라고 인식하고 쓴 게 아니고 쓰다 보니 일기가 된 글자의 모음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한글과 글쓰기 교육은 받은 적이 없고, 깊은 산골에서 한평생 밭일 하며 자연인으로 살아온 할머니는 왜 60이 넘어 글을 쓰기 시작했을까? 우리들의 어머니 세대는 그랬다. 전쟁의 시련을 겪고 일어서야 했던 격랑의 시기에, 뿌리 깊은 유교 문화가 합세해 뭐든지 아들이 우선이고 딸은 뒷전이고, 특히 교육 문제는 차별이 더 심했던 것 같다. 예를 들면, 우리 어머니가 중학교 입학 시험을 보려고 공부하니, 할머니가 ‘계집애가 일이나..
2025.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