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일생
모파상의 글은 끈질긴 사실의 나열이다. 그다지 감상적이지도 않고 낭만적이지도 않고 결말에 해답을 제시하지도 않는다. 해피 엔딩도 새드 엔딩도 아닌 처연한 사건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현실을 자각하게 되고 씁쓸하게 웃을 수밖에 없다. 오늘날은 소설에서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기본이 되었지만, 모파상이 활동했던 1800년대에는 낭만주의가 휩쓸던 시기라 그의 작품이 사회에 던진 충격은 어마어마했던 모양이다. 니체나 톨스토이도 모파상의 작품을 못마땅해하면서도 을 극찬했던 걸 보면 말이다. 이라는 극히 신파적이고 따분해 보이는 제목의 내용은, 우리나라 조선시대 현모양처를 강요받고 살아온 양반 가문의 여자들의 수동적인 삶, 또는 가부장적인 남편의 그늘 밑에 평생 고생바가지를 뒤집어쓴 채, 자식만을 보고 살아왔던..
2025.04.11